마법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의 여정
이곳은 아주 인자한 왕과 왕비가 살고 있는 '코로나'라는 국가이다. 어느 날 왕비는 임신 중에 건강이 악화되었고 아기와 함께 죽을 위험에 쳐하게 된다. 그러자 국왕은 병사들에게 명령해 '마법의 꽃'을 찾아오도록 시킨다. 마법의 꽃이란 옛날 하늘에서 태양의 빛이 내려와 대지에 피어난 꽃으로 꽃의 힘이 병은 물론이고 젊음을 유지시켜줄 수도 있는 마법을 지닌 꽃이었다. 마침내 병사들은 꽃을 찾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꽃을 끓여서 약으로 만들기에 성공했고 왕비에게 먹였다. 다행히 왕비는 건강을 되찾았고 매우 아름다운 공주님이 태어나는 데 성공한다. 그걸 기념으로 왕과 왕비는 하늘에 등불을 날리며 공주의 탄생을 축하한다. 그런데 한 여성이 성에 침입한다. 그녀의 이름은 '고델'. 그녀는 마법의 꽃을 이용해 자신의 젊음을 유지시키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존재였다. 그러나 마법의 꽃을 가져가자 그걸 대신할 것을 찾기 위해 성에 침입한 것이다. 마침내 그녀는 공주에게 다가가고 마법의 주문을 외친다. 마법의 주문을 외치자 공주의 머리카락은 빛나기 시작하면서 고델은 다시 젊어지는 데 성공한다. 마법의 힘이 공주의 머리카락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녀는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머리카락을 가져가기 위해 가위로 일부분을 잘랐다. 그런데 자르자마자 마법의 힘을 지니던 머리카락은 평범한 머리카락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결국 공주를 아예 납치해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거대한 탑 꼭대기에 공주를 키우기 시작했다. 라푼젤이라는 이름을 그녀에게 지어주면서 말이다. 또 한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려면 머리카락을 지켜야 하기에 공주를 어릴 때부터 세뇌시켜며 교육했다. '밖은 매우 위험하고 잔인하며 나쁜 사람들뿐이란다. 이 탑에서 지내는 게 제일 안전하고 너를 돌봐주는 건 나 밖에 없단다.'라면서 말이다. 결국 공주는 자신이 공주인 것도 모른 채 그저 탑 안에 갇히며 살아간다. 그리고 머리카락 역시 단 한 번도 자르지 않았다. 반면에 국왕과 왕비는 공주를 잃은 슬픔에 빠져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매년 공주가 태어난 생일에 등불을 하늘에 날리는 행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등불은 탑에 갇혀 지내던 라푼젤도 매년 봤었고 저 불빛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1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라푼젤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는 날 라푼젤의 탑 안에 어떤 남자가 침입한다. 그녀는 바로 프라이팬으로 그를 제압했는데 그의 정체는 바로 도둑 '유진'. 그는 코로나 왕국의 잃어버린 공주를 위한 왕관을 훔치고 병사들에게 쫓기는 중에 탑에 들어온 것이다. 이를 본 라푼젤이 유진한테 제안을 한다. '나를 등불을 볼 수 있게 도와줘. 그럼 너를 풀어줄게.' 유진은 제안을 수락하고 마침내 라푼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다. 그리고 이걸 깨닮은 고델은 분노하며 그녀를 쫓아간다.
잔혹한 원작 그림형제의 라푼젤
그림형제의 원작 라푼젤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간다. 탑 안에서 사악한 여성과 함께 머리카락이 긴 라푼젤이라는 여자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는 내용까지는 똑같지만 이걸 제외하면 전부 다 아예 다른 이야기이다. 먼저 시작은 라푼젤의 부모는 평범하고 가난한 농부였다. 그런데 임신 중이었던 아내가 양상추가 먹고 싶다고 남편한테 부탁했다. 그러나 남편은 양상추를 살 돈이 없어서 결국 마녀의 양상추를 몰래 훔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만 마녀한테 걸리게 된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뱃속의 아기를 담보로 양상추를 받아간다. 결국 부모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마녀에게 빼앗기게 된다. 이때 마녀는 아기 이름을 라푼젤로 지었는데 독일어로 '상추'를 의미했다. 그렇게 마녀는 라푼젤을 키우는데 문제가 있다면 마녀는 과거에 남자에게 순결을 뺏기고 버려진 경험이 있어 모든 남자를 극도로 혐오한다. 그렇기에 어릴 때부터 남자는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라푼젤을 세뇌 교육했고 마녀는 남자들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라푼젤이 자라면서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와 긴 머리카락, 노래로 남자들을 유혹했다. 그리고 남자들에게 올라오라고 머리카락을 던져주었고 탑 안에 들어온 남자들과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그가 잠들면 마녀는 라푼젤과 함께 남자들을 죽였다. 그러던 어느 날 라푼젤은 자신의 내면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 그녀는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아 했고 그의 아기를 임신하며 마녀 몰래 도망친다. 그렇게 둘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나 그만 남편이 라푼젤의 과거를 알게 돼 그녀를 내쫓는다. 결국 라푼젤은 다시 마녀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때 남편은 라푼젤을 잊지 못해 다시 마녀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러나 라푼젤은 또 버려질 거라는 두려움에 남편을 살해한다. 그 후에도 라푼젤은 계속 예전처럼 남자들을 유혹하고 죽이는 생활을 지속했다. 이를 본 라푼젤의 부모가 찾아와 더 이상 라푼젤을 이렇게 살게 둘 순 없으니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화가 난 마녀는 그 부모도 죽여버린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라푼젤은 우연히 이 사실을 듣게 된다. 충격에 빠진 그녀는 공포를 느끼며 방황하다가 끝내 자살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각색된 라푼젤의 여정이 우리에게 전해주는것
당연한 거지만 원작대로 갔으면 절대 디즈니에서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우선 큰 구조는 결국 납치된 공주가 우연한 사고를 겪었지만 극복해 나가며 다시 자신의 행복과 위치로 찾아온다는 구조이다. 이는 디즈니 고전 작품들과 르네상스 시기 작품 중 '라이온 킹'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기존의 작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라푼젤은 마지막에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고전작품들은 다른 조연들이나 왕자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위치를 찾고 진정한 자신을 되찾는다. 라이온 킹에서는 친구와 아버지의 도움과 충고로 자신이 누구인지 마주할 용기를 얻어 스스로 그걸 되찾고자 한다. 아무리 괴로운 과거와 진실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라푼젤은 아니다. 우선 도와주는 존재가 왕자나 친구도 아닌 도둑과 깡패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도와줘도 그저 라푼젤이 가고 싶었던 코로나 왕궁이라는 물질적인 장소에만 갔을 뿐이다.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내면의 위치와 신분으로 가진 못했었다. 그러나 이걸 그녀는 혼자 깨닫게 된다. 자신의 그림을 보고 우연히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 공주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았다. 그러나 그 모든 걸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포기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기존 작품과의 다른 점이다. 그리고 유진 또한 기존과 다른 조력자로 나온다. 기존 조력자는 이미 완벽한 위치와 자아를 가지고 주인공이 누구인지 깨닫게 도와주고 다시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었다. 조력자는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알고 바꾸지도 않았었다. 그러나 유진은 라푼젤과의 모험을 통해 과거의 부질없는 꿈이 아닌 새로운 목표와 꿈이 생기며 라푼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성숙한 자아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공주의 남편인 차기 국왕이라는 자리로 자신의 위치를 상승시킨다. 결국 완벽하지 않고 성숙하지 않던 두 남녀가 만나 진정한 자신을 찾고 발전한 이야기다. 이게 디즈니가 우리에게 하려는 이야기다.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건 자신이며 자신의 자아를 더 발전시켜 주는 건 다른 사람과의 진실된 관계라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보는 이 영화에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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