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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먹왕 랄프, 그저 사랑받고 싶었던 악당

by 유용한 이야기 2022. 4. 4.

주먹왕 랄프 포스터

 

 

그저 사랑받고 싶었던 악당의 오락게임 속 모험 이야기.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게임들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한 오락실이 있다. 그곳에는 '다 고쳐 펠릭스'라는 게임이 존재한다. 게임의 스토리는 대략적으로 이렇다. 악당인 '랄프'가 건물을 파괴하면 펠릭스가 그 건물을 다시 고치는 것이다. 랄프와 펠릭스 둘 다 30년 동안 서로의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면서 게임을 이끌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갈등이 존재했다. 바로 게임 속 건물에 사는 주민들은 랄프는 악당이라는 이유로 따돌리고 무시해온다는 것이다. 축제를 벌일 때도 잠을 잘 때도 펠릭스는 환호해주고 같이 참여하며 한 건물에서 지낸다. 그러나 랄프는 항상 건물 바깥 언덕에 벽돌을 깔고 앉아 그걸 묵묵히 구경만 했을 뿐이었다. 단순히 악당이라는 이유로 30년 동안 말이다. 그 모습을 보며 랄프는 항상 상상한다. '나도 저기에 참여하고 싶어. 어째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거지? 내가 악당이라는 이유가 다야? 그렇지만 그게 내 역할이잖아?'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랄프의 마음속엔 조금씩 불만과 슬픔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결국 사건이 발생한다. 게임이 끝나고 랄프는 평소대로 혼자 있었다. 그런데 게임 속 주민들이 랄프만 초대하지 않고 파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단단히 화가 나고 삐진 랄프는 파티에 침입한다. 그리고 한바탕 소동이 발생하면서 랄프를 좋아하지 않던 한 주민이 결국 제안을 한다. '다른 게임에 들어가서 메달을 가져오면 우리랑 같은 건물에서 지내게 해 줄게.'라고 말이다. 랄프는 바로 메달을 취득하기 위해 게임에서 이탈하며 다른 게임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렇게 문제가 생긴다. 건물을 박살내야 하는 악당 랄프가 빠져버리자 게임이 진행되지가 않는 것이다. 설상가상 메달을 따는 것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해낼 수 있는 업적이 아니었다. 결국 이를 오락실 사장이 알게 되면서 게임기가 고장 났다고 판단한다. 결국 다 고쳐 펠릭스 오락기는 고장 딱지를 받게 되면서 오락실에게 퇴출될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펠릭스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 없다고 판단했고 랄프를 데려오기 위해 게임을 이탈해 랄프가 갔던 게임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그러나 랄프는 이미 메달을 얻어서 그 게임을 나온 뒤였다. 그러나 그만 사고로 인해 '슈가 러시'라는 레이싱 게임에 불시착하게 된다.

 

주먹왕 랄프의 뒷 이야기들

 

이 영화는 우선 디즈니의 영화이다. 그리고 디즈니가 처음으로 악당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며 악당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이다. 영화 배경이 비디오 게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제작진들은 비디오 게임 회사의 본사에 가서 1980년대 당시 게임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면서 최대한 당시의 분위기와 비디오 게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디즈니 역대 수익 4위를 기록한 매우 훌륭한 성적을 이루어낸 영화이다. 또한 오프닝 스코어는 디즈니 애니 역사상 당시 최고를 기록했었다. 그렇지만 이 기록은 디즈니의 다음 작품인 '겨울왕국'에 의해 다시 갱신되었다.

 

랄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준 영화

 

이 영화는 앞서 말했듯이 디즈니가 처음으로 악당 주인공으로 영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계속 그저 악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30년 동안 무시를 받는 랄프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 때문에 그는 혼자가 되었고 모두에게 무시받았다. 그 무시 때문에 수많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결국 그는 친구가 생겼고 인정받았다. 이런 스토리를 보며 우리는 절대로 랄프를 욕할 수 없다. 정확히는 랄프를 응원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랄프의 모습이 우리 사회 모습이랑 너무나 비슷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누군가는 악당이 될 수밖에 없거나 저절로 악당으로서 인식되어 버린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하는 것뿐임에도 말이다. 혹은 그저 선천적으로 이렇게 태어났던 것뿐인데 사람들의 미움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외모이든 혹은 신분이든 간에 말이다. 인종, 문화, 국가 등등 태어나자마자 미움과 무시를 받는 경우는 흔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다가도 저절로 악당이 되면서 무시를 받는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런 무시를 받고 싶어 하는 경우는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만의 목표를 가지며 다른 구성원들과 화목하게 어울리며 사는 것을 원하고 살아가려고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랄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저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고 함께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랄프에게 공감을 하며 응원했고 나 역시 그랬다. 솔직히 건물 주민들이 너무하다 느끼며 불쾌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결국 디즈니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것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