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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 동화와 현실의 만남

by 유용한 이야기 2022. 4. 17.

마법에 걸린 사랑 포스터

 

 

동화 속의 공주가 뉴욕에서 겪는 험난한 여정

 

마법의 세계 '안달리시아'. 숲 속에서 동물 친구들과 함께 사랑을 노래하며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미녀 '지젤'이 있었다. 어느 날 트롤이 나타나 위험에 빠지자 백마 탄 왕자님 '에드워드'가 나타나서 지젤을 구해준다. 그리고 둘은 바로 사랑에 빠지며 노래를 부르고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나 왕자의 계모인 '나리사'왕비는 에드워드가 결혼하게 되면 왕위를 에드워드에게 넘겨야 하기에 이를 막기 위한 못된 계획을 세우는데 그건 바로 지젤을 '소망의 우물'에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결혼식 당일 계모는 계획대로 할머니로 분장한 다음에 지젤을 불러 우물로 떨어뜨렸다. 다시 우물 속에서 나온 지젤은 놀랍게도 삭막한 21세기의 뉴욕 타임즈 스퀘어 한복판으로 도착한다. 당황한 지젤이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 누구도 지젤을 도와주지 않았고 노숙자가 그녀의 왕관을 훔쳐 달아나버리며 그녀는 절망한다. 과연 그녀는 무사히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여러 클리셰를 뒤집은 영화의 제작과정과 뒷이야기.

 

2007년에 개봉한 디즈니 컴퍼니가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섞은 영화이다. 이 영화의 재밌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2d애니와 실사가 합쳐진 것이다. 동화 속 이야기가 나올 때는 2d애니로 나오고 현실 뉴욕이 배경이 되는 순간 실사로 바뀐다. '현실과 동화의 만남'이라는 키워드가 이 작품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디즈니 프린세스의 역사에서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 정도로 흥미로운 요소들을 담고 있다.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디즈니가 70년 동안 보여준 디즈니 프린세스의 스테레오 타입을 풍자하며 능동적인 여성상을 만드는데 시도 중인 디즈니의 클리셰 비틀기를 보여준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등장하는 공주와 개구리부터 라푼젤, 겨울왕국, 모아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등에 새롭게 등장하는 디즈니 프린세스 캐릭터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 디즈니가 비틀어버린 클리셰는 우선 주인공인 지젤은 디즈니 프린세스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많이 나와있다. 구시대적인 모습인데 커다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운명적 사랑을 믿고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린다. 그저 공주는 착하며 기다리며 동물 친구들과 사랑이야기를 속삭이고 왕자를 만나고 하루 만에 결혼을 약속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이런 사랑 이야기를 셀프 디스 하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후속작으로 이런 클리셰들을 전부 박살내기 시작하니 이 영화가 현재 디즈니 프린세스의 모델을 처음으로 구현한 영화인 셈이다. 이런 디즈니 프린세스의 방향성을 제시한 중요한 작품이고 캐릭터이기에 디즈니 프린세스에 포함되길 바란 팬들이 많았지만 주인공 지젤이 배우 '에이미 애덤스'에 기초를 둔 2차 창작 캐릭터여서 수익성을 고려해 디즈니 프린세스에서 아쉽게 제외됐었다. 그리고 재밌는 부분이 영화의 2d애니메이션 부분은 당연히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제임스 벡스터 애니메이션'이라는 외부 제작사가 담당했다. 그 이유는 당시 디즈니는 이미 2d가 아닌 3d에 집중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2d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한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영화이자 디즈니의 새로운 시도.

 

사실 영화 자체는 지금 보면 예상하기 쉽고 진부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디즈니가 항상 만들었던 디즈니 프린세스 공식을 생각해보면 이건 디즈니 팬들에게는 혁명이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공주들의 공식을 뒤바꾸고 지금의 진보적인 공주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영화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과 동화의 합쳐진 세계가 마음에 들었다. 철학적인 측면으로 봐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결말은 결국 지젤은 에드워드와 동화 속 세계로 돌아가지 않고 현실 속에 남아서 평범한 아내로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 모습은 디즈니가 항상 말해온 '모든 존재는 태어나자마자 운명과 위치가 정해져 있고 고난과 역경이 찾아와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라는 철학이 나온다. 그리고 두번째 철학인 '모든 존재는 태어나자마자 운명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살아가고 배워가며 만들어진다.'가 나오며 이 두 개의 철학이 적절히 합쳐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존 디즈니 프린세스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주인공들은 저 둘 중 하나의 공식만을 가지며 행동했었다. 그러나 지젤은 처음엔 디즈니 클래식 캐릭터처럼 '모든 존재는 운명이 정해졌다.'라는 공식으로 수동적이며 운명과 왕자를 기다리며 살아갔다. 그러나 여러 경험을 통해 '모든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간다.'라는 이야기로 능동적인 여성이 된다. 그렇기에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라고 난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