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새롭게 탄생한 앨리스

 

 

팀 버튼의 새로운 상상력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만남.

 

가족들은 앨리스에게 비밀로 한채 19살이 된 앨리스를 앨리스의 약혼파티에 참석시킨다. 사실을 알게 된 앨리스는 싫었지만 그걸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 상태로 사람들 앞에서 '헤미쉬'의 프로포즈를 받게 되고 대답은 피하며 앨리스는 눈앞에 보인 흰 토끼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흰 토끼를 따라가다가 앨리스는 그만 부러지듯 잘린 나무 밑에 있던 굴 안으로 떨어지게 된다. 앨리스는 눈앞에 보이는 작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밖에서 어떤 존재들이 앨리스를 기다리고 있었고 앨리스가 맞는지 확인해야겠다면서 마을의 현자라고 불리는 애벌레 '압솔렘'에게 데려갔다. 이후 앨리스는 대략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폭정을 일삼는 붉은 여왕에게 지배된 이상한 나라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인물은 예언서에 적힌 위대한 영웅 앨리스이며 오늘은 '앨리스가 돌아온 날'이라 적혀있다고 말이다. 앨리스는 갑자기 다른 세상에 와서는 자기가 영웅이고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상한 존재들 때문에 결국 혼란에 빠졌다.

 

다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사실 이 영화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원작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하고도 매우 다른 내용을 이루고 있다. 모티브만 가져왔을 뿐 차이가 너무 많아서 감독인 '팀 버튼'의 특유의 기괴하고 동화적인 방식으로 탄생하고 재해석한 새로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설정으로 애니메이션과 소설이랑 달리 영화의 이상한 나라는 앨리스의 무의식 세계로 인해 탄생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결국 앨리스가 현실에서의 경험에서 의미를 부여받아 뒤죽박죽 재창조된 무의식 세계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앨리스의 심리를 매우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야 개연성을 가지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리고 원작의 재미있고 이상한 서사가 아니라 웅장하고 은유가 가득한 영웅적 서사를 선택했다. 앨리스는 이 영화에서 용사가 되며 악당인 드래곤과 붉은 여왕을 무찌른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원작과 애니메이션 영화는 소녀지만 이 영화에서는 성인 여성으로 앨리스가 나오며 마지막에는 영웅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성격도 나이에 맞게 많이 달라졌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은 그저 귀여운 여자아이 같은 호기심 많고 천진난만한 캐릭터이지만 영화에서는 용맹한 영웅의 성격이다. 또 원작에서는 '재버워키'라는 괴물이 그저 앨리스가 읽은 시에 등장하는 괴물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앨리스가 쓰러트리는 괴물로 나온다. 결국 팀 버튼이 새롭게 재탄생시킨 이야기이기에 닮은 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이상한 나라가 주는 교훈을 이번엔 깨달을수 있는가?

 

사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아무것도 깨달은 게 없었다. 정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애니메이션 때랑 똑같은 기분이다. 재밌고 즐겁게 봤지만 감독의 의도와 철학, 우리에게 주고 싶은 교훈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팀 버튼의 재미있는 상상력과 새롭게 탄생한 앨리스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정도만 느꼈다. 그러나 확실히 너무 영웅적인 모습을 강제로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었고 연약한 소녀가 드래곤을 이긴다는 설정은 오글거렸다고 다가오며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