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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루카, 육지를 동경하던 두 바다 괴물 소년

by 유용한 이야기 2022. 8. 16.

루카 포스터

 

 

그저 육지가 좋을 뿐인 두 바다 괴물 소년

 

인간세상을 궁금해하던 바다 괴물 '루카'와 육지에서 생활하며 인간들의 물건을 다루는 바다 괴물 '알베르토'가 만나 친구가 된다. 둘은 스쿠터 '베스파'를 얻어서 세상을 여행하자는 꿈을 가졌고 둘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진다. 그러나 루카의 부모님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위기가 발생한다.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 '리비에라' 여기엔 옛날부터 바다 괴물이 산다는 전설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리비에라 근처 바다 아래에는 바다 괴물들의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육지에 관심이 많은 소년 '루카'가 있었다. 그러나 루카의 부모님은 육지와 인간은 매우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도, 관심도 가져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런 부모님의 당부에도 루카의 호기심을 막을 순 없었다. 루카는 우연히 인간들의 물건을 줍게 되며 더욱 호기심이 발동했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바다 괴물 '알베르토'를 만나게 된다. 알베르토는 육지에서 살고 있었고 자칭 육지 전문가였다. 알베르토의 도움으로 루카는 처음으로 바다 바깥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와 동시에 인간의 몸으로 변한다. 바다 괴물들은 물에 안 닿으면 인간으로 몸이 변하는 성질이 있었기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인간이 된 루카는 알베르토의 도움으로 걷는 법을 배우고 육지의 여러 가지를 체험했다. 그렇게 둘의 우정은 돈독해졌다. 그러나 루카의 부모님께 이 사실을 들키면서 루카의 어머니는 루카에게 가혹한 벌을 내리는데 바로 심해어 삼촌 '우고'와 3개월 동안 심해에 지내라는 거였다. 루카는 부당함을 느꼈고 가족들에게 배신감을 느껴 바로 집 밖으로 나와 알베르토에게 향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알베르토는 부모님이 못 오는 인간들의 마을로 이동하자고 제안한다. 잠깐의 고민 끝에 루카와 알베르토는 인간 마을을 향해 헤엄친다.

 

 

 

루카 감독이 밝힌 영화 제작 이야기와 평가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1950~1970년대 이탈리아 영화가 잘 나가던 시기의 감독들에 대한 오마주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중 '페데리코 펠리니'도 포함된다. 또 이탈리아는 아니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아야오' 감독의 영향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지브리 작품 중 '미래소년 코난'을 오마주 했다고 감독이 직접 밝혔다. 그래서 이 영화를 시청한 많은 관객들이 지브리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평론가들에게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픽사 최고의 작품들에 비하면 아쉽다는 평도 받았다. 아무래도 타깃을 아이들의 우정에 맞췄기 때문에 눈높이에 맞추고 심오한 주제 없이 진행해서 이런 평가를 받은 것이라 추측된다. 

 

디즈니의 인어공주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이야기

 

개인적으로 루카를 보면서 디즈니의 '인어공주'가 많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바다라는 배경과 육지를 동경하는 아이, 그런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님, 그 외 몇몇 부분이 비슷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었다. 인어공주는 새로운 세상의 동경과 남녀의 사랑이 주제였다면 루카는 새로운 세상의 동경과 우정이 주제였다. 새로운 세상을 동경해서 둘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차이도 있다.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은 육지에 가서 왕자와 결혼하며 그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녀가 동경했던 곳에 정착한 것이다. 반면 루카는 한 장소에만 머물지 않았고 더 넓은 세상과 지식, 경험을 갈구했다. 그래서 자신을 받아준 마을과 가족, 친구를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한다. 이렇게 인어공주는 정착, 루카는 확장이라는 차이를 준다. 그리고 악당에서도 차이가 나왔다. 인어공주의 악당인 바다마녀 '우슬라'는 그저 자신의 욕심과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주인공을 괴롭혔다. 그러나 루카의 악당 '에르콜레'는 두 가지 이유로 주인공들과 대립한다. 한 가지는 우슬라와 똑같이 자신의 욕심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바다 괴물을 무서워하고 싫어하기 때문이다. 바다 괴물은 위험하다 생각했고 잡으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기에 에르콜레는 그들을 잡고 싶어 했다. 이 모습은 자신과 상대방의 다른 점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과 선입견에서 나온 것이다. 단순히 바다 괴물이니까 무섭고 없애야 하는 존재라고 여겼고 상대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보려 하지도 않았다. 이건 대부분 사람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살아온 환경, 인종, 종교, 국가 등 여러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알아가려 하지도 않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다른 점이 있을 뿐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닌 걸 깨닫고 나서야 사람들은 바다 괴물들과 루카, 알베르토를 받아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표현한 건 우정이다. 알베르토는 자신을 이해해주던 유일한 친구 루카가 자신보다 줄리아랑 더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질투를 했다. 그 질투심 때문에 루카와 싸우고 사이가 틀어졌다. 자신과 더 가까이 있어야 하고 함께 있어야 한다는 집착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 반대로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는 루카의 꿈과 목표를 인정해주기 위해 알베르토가 그토록 원했던 스쿠터 '베스파'를 팔아서 루카의 기차표를 마련해준다. 그리고 루카의 가족들까지 다 설득해서 루카가 학교에 갈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이 선택으로 루카와 알베르토는 더 이상 함께하지 못했다. 그러나 둘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이 모습을 통해 픽사는 우리에게 조언해주고 있다. 비록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친구의 꿈과 목표를 응원해주고 배려해준다면 그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