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픽사 최고의 오프닝 영화

 

 

늙은 나이에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모험가를 동경하며 모험의 꿈을 꾸었던 소년과 소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졌다. 둘은 결혼을 하고 함께 모험을 떠나기로 약속했지만 결국 노부부가 될 때까지 모험을 떠나지 못했고 아내는 먼저 세상을 떠난다. 혼자가 된 할아버지는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탐험가를 꿈꾸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이름은 '칼 프레드릭슨' 이다. 소년은 '찰스 먼츠'라는 탐험가를 동경했다. 그 소년은 우연히 어느 낡은 버려진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폐가에 어떤 소리가 들렸고 소년 '칼'은 궁금해서 폐가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엘리'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를 만났다. 둘은 모험을 좋아하고 모험가 찰스 먼츠의 팬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금세 친해졌다. 엘리는 자신의 모험 책을 칼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결국 어른이 돼서 결혼한다. 둘은 어릴 때 처음 만났던 폐가를 구입해 자신들의 신혼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아기와 함께하기를 꿈꾸며 행복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둘은 아기를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칼은 엘리에게 어릴 때 같이 읽었던 모험 책을 보여주며 모험을 떠나기 위한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둘은 노부부가 되었고 몸상태가 안좋아진 엘리는 결국 자신의 모험 책을 칼에게 넘겨주며 세상을 떠났다. 노인이 되고 혼자가 돼버린 칼은 과연 모험을 떠날 수 있을까?

 

업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들과 설정들.

 

이 영화의 초반 5분은 애니메이션을 넘어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 5분 동안 대사 없이 한 부부의 인생을 보여주는 결혼생활 이야기는 어른들을 감동시켰다. 그래서 어린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공감을 주는 이야기가 많다. 픽사에서 제작한 최초의 디지털 3d 애니메이션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픽사가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선정한 첫 영화이다. 픽사 제작진은 영화의 배경인 남아메리카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1억 77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자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7억 3100만 달러를 거둬들이며 흥행했다. 업에서 등장하는 칼의 집은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다. 미국 시애틀에 '이디스 메이스필드'라는 할머니가 살았다. 그런데 대형 쇼핑몰을 건축하고자 건설사가 할머니 집에 찾아와서 집을 팔라고 했으나 할머니가 계속 거절했다. 어느 날 건설사는 할머니가 집을 팔지 않는 이유를 듣게 된다. 젊은 시절 이디스는 어머니를 두고 전쟁 중 영국으로 가서 살다가 어머니가 쓰러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이 집을 사서 극진히 모셨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자신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 집에서 어머니를 추억하며 죽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사연을 들은 공사 책임자는 할머니 집을 건드리지 말고 공사하자고 설득했다. 결국 쇼핑몰은 할머니 집을 건드리지 않고 둘러싼 형태로 지어졌다. 이 이야기가 픽사에게 영감을 준 것이다. 그리고 '업'은 2009년에 3d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2010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이후로 20년 만에 애니메이션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게 된 것이다. 물론 작품상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2관왕을 달성했다.

 

과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영화

 

이 영화는 나이가 많지만 오랫동안 꿈꿔온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실행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모습은 '꿈을 이루는데 늦은 건 없으니 꿈을 포기하지 말라'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과거를 다루어야 할 자세'를 알려준다. 찰스 먼츠와 주인공은 둘 다 과거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과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찰스 먼츠는 과거의 영광과 명예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고 타락했다. 결국 악당이 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칼은 엘리와의 추억이 깃든 과거에 집착해 집에 대해 많은 애정과 집착을 보였다. 이 행동은 결국 현재 사귄 새로운 존재들과 갈등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칼이 자신의 현재와 주변을 되돌아보지 못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마침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선택하기로 마음먹는다. 새로운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칼은 마침내 과거의 추억이 아닌 새로 사귄 친구들을 돕고 현재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마침내 친구들을 구하고 행복한 결말과 새로운 모험, 미래를 맞이했다. 마지막에는 집을 보내주는 모습이 나온다. '집은 집일 뿐이야'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인연과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과거의 좋았던 시절에 얽매여서 미래의 행복과 기회를 놓치지 말라.'라고 말해주고 있다. 물론 과거는 우리가 현재와 미래를 맞이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에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걸 알고 픽사는 영화 마지막에 작은 반전을 선물해주었다. 바로 집이 과거 칼과 엘리의 꿈대로 폭포 옆에 위치하게 해 줌으로써 말이다. 이 장면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과거에 자신이 가졌던 목표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도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엘리의 모험 책에는 엘리가 생전에 칼과 함께했던 평범한 결혼 생활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평범한 생활이지만 엘리는 그것을 모험으로 기록한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모험이라는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하느냐'라고 말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모험은 무엇인가? 나는 아직 찾아오지 않은 모든 것이 다 모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