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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 우리 감정은 어떤 모습일까?

by 유용한 이야기 2022. 6. 4.

인사이드 아웃 포스터

 

 

소녀 라일리와 그녀의 다섯 감정들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기쁨, 슬픔, 소심, disgust, 분노라는 다섯 가지 감정이 들어있다. 그리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들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새로운 변화에 다들 당황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라일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기가 태어난다. 동시에 라일리의 머리속에서  '기쁨'이라는 감정도 탄생한다. 기쁨이는 라일리를 보며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지나고 라일리가 성장하면서 다른 감정들도 탄생했다. 온몸이 파란색인 '슬픔'이는 라일리의 슬픔을 담당했다. 온몸이 보라색인 감정 '소심'이는 걱정을 담당했는데 라일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다음 감정은 온몸이 초록색인 감정 'disgust'이었다. 까칠이는 라일리를 해롭고 안 좋은 것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마지막 감정은 온몸이 빨간색인 'anger'이었다. 그는 라일리의 화를 담당했다. 그렇게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다섯 가지 감정들은 라일리를 위해 일하면서 상황에 맞게 감정을 보내 라일리의 행동을 제어했다.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일상을 라일리와 라일리의 감정들은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변화가 발생했다. 라일리의 아빠가 새 직장으로 인해 갑자기 아주 멀리 이사를 가야 했다. 갑자기 찾아온 새로운 변화에 다른 감정들은 당황했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갑자기 맞이할 새로운 환경을 과연 라일리와 5가지 감정들은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에 픽사가 숨겨놓은 심리학 이론들.

 

픽사는 인사이드 아웃을 제작하기 위해 실제 심리 학자의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심리 이론을 접목시켜 고증을 신경 쓰며 작품을 탄생시켰다. 몇몇 예시가 존재한다. 라일리가 전학 간 첫 학교에서 자기소개를 시작할 때 라일리는 처음엔 기쁘게 자기소개를 하다가 그만 슬퍼서 울고 만다. 이때 라일리의 머릿속에서는 기쁨이와 슬픔이가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 모든 핵심 기억들과 함께 감정 컨트롤 본부 밖으로 쫓겨나게 된다. 이 현상은 심리학에서 충동이나 갈등이 심해졌을 때 그 갈등과 감정이 의식에서 느끼지 못하도록 의식 밖으로 밀어내는 방어기제로 나타난다. 이를 '억제 방어기제' 현상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라일리가 집을 나오기로 결심하면서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기쁨이는 감정 본부에 돌아가다가 그만 사고가 나서 '기억 매립지' 쪽으로 떨어지게 된다. '기억 매립지'는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희미해진 기억들이 모이는 기억들의 무덤이었다. 거기 떨어지면 결국 소멸하게 된다. 이 현상은 심리학에서 충동과 갈등이 극에 달 했을 때 그 갈등을 의식에서 느끼지 못하게 무의식의 영역으로 추방해버리는 방어기제이다. 이를 '억압 방어기제'라고 부른다. 결국 라일리는 가출을 결심해 갈등이 극에 달해 기쁜 마음을 아예 느끼고 싶어 하지 않아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선 라일리의 어릴 적 상상으로 만들어낸 친구 '빙봉'이 등장한다. 빙봉은 '추상적 개념 건물'을 보며 위험하지 않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건물 입구에는 위험하다는 표지판이 있음에도 말이다. 그 이유는 사람은 추상적 개념이 10살 전후에 생기기 때문에 11살이 된 라일리는 추상적 개념을 최근에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라일리의 어릴 때 상상 친구인 빙봉은 추상적 개념이 없었고 몰랐기에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픽사는 설명한다. 

 

빙봉의 역할과 심리학적 존재.

 

영화에 등장하는 라일리의 상상 친구 빙봉은 심리학에서는 '상상의 친구'라고 불린다. 어린아이가 불안함과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상상의 존재인데 2세~3세 사이에 만들어내 같이 놀다가 11세가 끝나기 이전에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존재이다. 참고로 영화에서 라일리의 나이는 11세이며 어릴 때 상상의 친구 빙봉과 함께 놀면서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빙봉은 기쁨이와 슬픔이를 만나고 빙봉이 라일리를 돕기 위해 활약하는 모습은 심리학적 이론에 고증을 맞춘 것이다. 우선 라일리는 갑자기 낯선 환경과 장소로 이사를 오게 되며 생활해야 했기에 극심한 불안함을 느꼈다. 그렇기에 정신적 평안함과 행복을 다시 되찾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자신과 함께 있어준 빙봉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이 모습은 자아가 위기에 쳐했을 때 정신적 평안을 찾기 위해 이전의 성장단계로 돌아가려 하는 방어기제인 '퇴행 방어기제'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빙봉과 기쁨이가 함께 기억 매립지에 떨어지면서 빙봉과 기쁨이는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탈출을 시도하지만 빙봉은 자신 때문에 기쁨이가 탈출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결국 빙봉이 희생하면서 기쁨이와 슬픔이는 다시 감정 컨트롤 본부에 돌아올 수 있었고 라일리는 다시 감정을 느끼며 성장했고 행복해질 수 있었다. 이 모습은 결국 빙봉의 존재는 라일리를 이전 성장단계에 머물게 하고 빙봉은 라일리가 의지했던 존재였으나 빙봉의 희생으로 라일리는 현실을 바라보며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상상의 친구가 사라지는 시기에 아이들은 성장한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픽사가 의도한 설정과 감정의 역할

 

감정들을 자세히 보면 모든 감정들은 몸 색깔이 통일이 되어있다. 기쁨이를 제외하고 말이다. 기쁨이는 노란색 몸이고 기쁨을 상징하는 색깔은 노란색이다. 그러나 눈동자 색, 머리카락 색, 몸에서 나오는 빛은 파란색이다. 이 작품에서 파란색은 슬픔을 상징한다. 알고 보니 픽사에서는 기쁨이라는 감정은 결국 슬픔과 공존하고 슬픈 감정을 받아들여야만 느낄 수 있는 것임을 표현하고 싶어서 이렇게 디자인했다고 한다. 나도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기쁜 감정은 슬펐던 순간을 받아들이고 극복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감정들은 섞여있고 공존한다고 느낀다. 단순히 한 가지 감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 없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고 모든 감정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끼고 극복하고 공존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며 발전할 수 있다고 난 생각한다. 또 누구나 어릴 때 의지가 되었거나 빙봉 같은 상상의 친구가 존재했다. 어릴 때가 아닌 성인이 되어서도 나에게 힘이 돼준 무엇인가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오면 우린 과거에 돌아가고 싶어 하며 과거의 존재에게 의지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결코 성장을 할 수 없고 현실과 미래를 바라볼 수 없다. 과거에만 잡혀 살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힘들고 슬프지만 우린 그 존재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그 과정을 극복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여야 성장을 하고 현실과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